Travel Date : 2019-06-12 ~ 2019-06-29
오스트리아 할슈타트부터 시작해서 이탈리아의 낯선 마을을 찍고, 다시 비엔나에서 자그레브를 거쳐 두브로브니크까지..
사실 이전부터 다시 유럽여행을 한다면 한 도시에서 오래 머물러야지 항상 생각해왔었는데 막상 20여 일이 안 되는 제한적 시간이 주어지다 보니 크로아티아의 보석 같은 곳들을 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크로아티아 주요 도시들을 거쳐 두브로브니크까지 내려왔는데 떠나기 전에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마지막 일정을 보내고 싶었다.
두브로브니크는 워낙 유명한 곳이라 북적이는 나름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두브로브니크를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하고 조용한 바닷가 마을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나는 차브타트 (Cavtat)에서 보내기로 했다. 차브타트를 선택한 이유는 비행기로 나가는 두브로브니크 공항으로 가는 방향이라 공항도 가깝고, 두브로브니크에서 버스로 약 20여 분 거리면 닿을 수 있는 곳이었다.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지역이 아니라 크로아티아 여행 중에 만난 분들도 이곳을 대부분은 모르셨다.
두브로브니크에서 호스텔 체크아웃을 하고, 차브타트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짐도 있고, 버스가 흔들려서 사진은 못 담았지만 두브로브니크를 벗어나 차브타트로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정말 장관이었다 :D
차브타트에서 하룻밤을 묵고 가기 위해 미리 예약해놓았던 숙소 근처 버스정류장에 바로 내렸다.
숙소가 버스정류장이랑도 가깝고, 차브타트 구시가지까지도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여서 가성비 참 괜찮았다 🙂
차브타트 숙소는 빌라 아드리아(Villa Adria) 1박 더블룸 기준 315쿠나 (한화 약 57,000원)
(두브로브니크에서 형편없던 호스텔 도미토리 대비 모텔 정도 급이지만 혼자 쓰는 방에 깔끔하고, 공동주방도 사용할 수 있어서 숙소 바로 근처에 현지 마트가 있어서 재료를 사다가 간단하게 요리도 해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주인아저씨, 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체크아웃 후에는 짐도 맡아 주시면서 두브로브니크 공항까지 무료로 차로 직접 태워다 주셨다. 덕분에 우버 비용도 아낄 수 있었다 :)
https://goo.gl/maps/bi7BB8xaimY7jpRAA
빌라 아드리아
★★★★★ · 실내 숙박시설 · Put od Cavtata 37
www.google.com
마지막 밤은 편하게 보내고 가자는 계획의 기쁨을 만끽하며ㅋㅋ
이제 차브타트 구시가지 구경을 가볼까!
숙소에서 구시가지 방향으로 덥긴 했지만 약 10분 ~ 15분 정도 슬슬 걸어가니 도착!
https://goo.gl/maps/wxNZ2EiGAWLXoHzw9
CAVTAT - DUBROVNIK TOURIST BOARD
★★★★★ · 관광 안내소 · Zidine 6, 20210 Cavtat - HR
www.google.com
스플리트나 두브로브니크보다는 작은 마을 느낌이지만 오히려 북적이던 곳을 벗어나 조용한 곳으로 오니 나름 평화롭고 한적한 마음이 들었다.
휴양마을답게 개인 요트들도 참 많이 보였다. 부럽다잉~
바로 뭍까지 닿는 곳의 바닷물도 투명하고 깨끗했다 :)
차브타트에서는 딱히 관광지라고 볼 만한 곳은 없다.
구시가지 자체가 굉장히 작아서 금방 둘러볼 수 있고,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한적함 자체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면 북적이는 두브로브니크를 잠시 벗어나 당일치기로 왔다가도 괜찮을 것 같다.
바닷가를 끼고 산책로가 빙 둘러져 있고, 중간중간 수영을 할 수 있는 비치들도 곳곳에 있어서 해수욕을 하기에도 참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체크아웃을 하고 밤 비행기를 타야 해서 비치수영을 못했는데 그 점이 많이 아쉬웠다ㅜㅜ
수영은 못했지만 대신에 바위에 비치타월 깔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늘에서 책도 읽고, 한숨 자고, 걷고 하다 보니 한적함의 최고를 느낄 수 있었다ㅎㅎ
산책로를 크게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나니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마을 곳곳을 산책하며 돌아다녔는데 하늘도 너무 이쁘고, 그냥 바라만 봐도 참 좋았다 :)
모래사장은 없지만 바로 바다로 들어가 수영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보석 같은 바다와 그림 같은 풍경을 마주하며 크로아티아에서의 마지막 여유를 즐기고 차브타트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행 마무리 에필로그 [epilogue]
어떻게 보면 이번 여행을 할 수 있던 게 나에게 주어진 황금 같은 기회였나 보다 생각이 든다.
첫 세계의 땅을 밟게 해주었고 나의 인생을 잡아준 게 어찌 보면 스물한 살의 유럽여행이었다. 그리고 그때 십 년 안에 다시 와야지 꿈을 품었던 20대에서 십 년이란 시간 안에 무언가를 다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 같았는데 길지 않았다.
지나간 십 년을 돌아보면 '여태까지 뭘 했지?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게 뭐였지? 왜 못했을까' 후회투성이였다.
머릿속에 마음속에 생각을 그리다 보면 언젠가 그 기회가 오긴 오나 보다. 그런데 그때 '이거 때문에 안되겠어, 저거 때문에 안되겠어' 하다 보면 결국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망설였던 모든 걸 접고 베트남으로 떠나온 후 이때 나에게 갑자기 주어지게 된 한 달이란 시간 동안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땅을 밟지 않았다면 이탈리아에서 Silke 와 다시 재회할 수도 없었을 테고, 예상하지 못했던 바이러스 때문에 세계의 문이 닫혀버린 지금, 그 무엇보다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졌다.
다시 갈 수 있는 날을 꿈꾸며! 크로아티아여 안녕! 즐거운 여행이었다 :D
추가 여담ㅎㅎ
나에게도 이런 일이!
차브타트에서 마지막 날 날씨는 한없이 맑았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것 같긴 했다.
밤이 되어 두브로브니크 공항에 도착하고 체크인 수속을 하려는데 강풍으로 인해 두브로브니크(DBV)에서 이스탄불(IST)로 향하는 내가 타야 할 비행기가 결항되었다 ㅠㅠ
😱😱😭😭😰😰
띠로리...
딱 하루에 한편 있는 비행기인데,, 이스탄불에 가야 호찌민으로 연결할 수 있는데..
어허ㅎㅎ
결국 티켓을 다음날 비행기로 다 바꿔야 하는데 모든 탑승객들의 티켓을 변경해 줘야 하다 보니 티켓 바꾸는 거를 기다리는 거만 5시간 넘게 걸렸다.. 터키항공에서 다음 비행기를 탈 때까지 씻고 눈부칠 수 있도록 숙소를 제공해 주긴 했으나 티켓을 바꾸는 데만 시간을 다 버려서 잠도 한숨 못 자고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상태로 숙소에서 후다닥 씻기만 하고 두 시간 만에 다시 공항으로..
근데 또 여기서 끝이 아니다..ㅜㅜ 원래 티켓대로라면 환승시간이 2시간 30분이었는데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이스탄불에서 환승이 12시간을 넘어버렸다.
그래서 결국 또 이스탄불에서 터키항공에서 제공해 주는 호텔에서 기다렸다가 환승.
(하지만 이스탄불의 넓어진 공항 때문에 호텔 제공을 받는 바우처를 받기 위해 엄청 헤맸다ㅜㅜ)
우여곡절 끝에 2박 3일 만에 호찌민 도착..
돌발 상황이 일어나줘야 여행이지ㅎㅎ
결론. 모든 것은 어떻게든 해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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