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베트남에서 1년 9개월간의 생활을 접고, 심각해지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으로 결국 고민 끝에 한국으로 귀국을 선택했다.

만약 베트남에서 더 나은 일자리가 있었다면 더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점점 악화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도, 그렇다고 계속 머물기도 어렵겠다는 판단이 섰다.

베트남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점인 2월 말 경부터 빗장을 걸어 잠갔다. (추가: 2020년 6월 16일 발표 기준,"2020년 9월 16일까지 국제선 여객편을 이용한 베트남 입국 금지" 연장)

http://overseas.mofa.go.kr/vn-ko/brd/m_2203/view.do?seq=1345416&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1

그래서 결국 꼼짝없이 거의 3월부터 4월까지 생필품 구입을 위한 최소한의 외출만 하고 거의 집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기 전) 나의 계획은 호찌민에서 치앙마이로 건너가 한 달 살기를 해보고, 미얀마와 부탄 여행을 하고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이었는데 모든 여행을 다 접어야만 했다.ㅠ_ㅠ 

한국에 가면 그래도 뭐라도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준비하고 싶던 자격증 공부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결국 귀국 결정.

다행히도 마침 4월 중순부터 비엣젯 항공이 호치민 -> 인천 행 페리 운항을 재개하면서 저렴하게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 물론 결항, 지연으로 악명 높은 비엣젯 항공이라 출발하는 날까지 비행기가 안 뜰까 봐 걱정했지만, 4월 말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다 ㅎㅎ

비엣젯항공 사이트에서 프로모션 가격으로 호찌민(SGN) -> 인천(ICN) 행 티켓 가격(tax+수화물 40kg) 추가로 한화 약 24만 원에 구입! 안 그랬으면 당시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은 약 70만 원이 넘었던 터라 비엣젯항공 정말 좋아하지 않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나에겐 꼭 타야 했기 때문에 제발 취소되지 않기를 바랐다.ㅎㅎ

https://www.vietjetair.com/Sites/Web/ko-KR/Home

 

비행의 즐거움

www.vietjetair.com

** 항공권 예약은 비엣젯 사이트에서 직접 예약 : 나는 항상 항공요금과 스케줄 비교는 주로 스카이스캐너에서 한 후에 특히, 비엣젯항공과 같은 저비용 항공사들은 항공사 사이트에서 직접 하는 게 차후 예약 변경 또는 기타 서비스 추가 시에 용이하기 때문에 비엣젯항공 사이트에서 직접 예약한다.

해외 입국자의 경우 한국 귀국 후에는 14일 자가격리가 필수 이기 때문에 격리할 곳 마련도 꼭 중요했다.

자가격리가 원칙이지만 자가격리가 불가할 경우 대한민국 국적일 경우 주민등록상 등록되어 있는 지자체에 따라 시설 격리가 가능한 곳도 또는 안 되는 곳도 있다.

해외입국자 격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안내문 (출처: http://ncov.mohw.go.kr/duBoardList.do?brdId=2&brdGubun=23&seq=1728&#header)

부모님 집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엄마가 거부하셨다 ㅋㅋㅋㅋㅋ 요양보호시설에서 근무하고 계셔서 아무리 방과 화장실을 따로 쓴다 해도 불안하셨던 모양이다. 나도 이점이 걸려서 시설 격리를 알아보았다.

다행히도 부모님과 머무르고 있는 주소지인 경기도 군포시에서는 시설 격리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단, 군포시민으로 주민등록상 거주지 주소가 반드시 군포시 여야지만 신청 가능)

**신청자격 요건 :
- 군포시에 주민 등록된 해외 입국자 중 자가격리가 어려운 자
· 자택에 화장실이 포함된 독립된 방이 없는 경우
· 자택에 고위험군 가족(만 65세 이상, 임신부, 만성질환자)이 있는 경우
*만성질환자 : 당뇨병, 심부전, 만성 호흡기 질환(천식, 만성 폐쇄성 질환), 신부전, 암환자
- 기저질환이 없는 자

**신청 방법 링크 (혹시 참고하실 군포시민분을 위해^^)

http://www.gunpo.go.kr/www/selectBbsNttView.do?key=3890&bbsNo=675&nttNo=231860&searchCtgry=&searchCnd=SJ&searchKrwd=%ED%95%B4%EC%99%B8&pageIndex=1&integrDeptCode=

 

새 소식 - 군포시청

작성일 2020.05.18, 조회수 1303 군포시청 > 열린시정 > 새소식 상세보기 - 제목, 담당부서, 담당자, 문의처, 등록일, 조회, 상세내용, 첨부, 분류, 지역, 대상, 기간, 공공저작물 이용형태, 공공저작물 �

www.gunpo.go.kr

나는 일단 아버지가 만 65세 이상에 당뇨도 앓고 계셔서, 어머니의 사유와 같이 적어 신청하니 승인이 되었다.

**군포시 코로나 바이러스 실시간 상황 및 해외입국자 임시생활시설 입소 현황 확인은 군포시청 블로그에 매일 업데이트된다.

https://blog.naver.com/o2gunpo

 

시민 우선 사람 중심 군포 : 네이버 블로그

시민 우선 사람 중심 군포    

blog.naver.com

비용은 군포시에서 지원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총 67만 원,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래도 원래는 1일 10만 원*14일 이면 140만 원인데 그나마 시에서 지원해주고, 혹시 모를 감염 여부 때문에 부모님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자진 시설 격리 입소를..ㅎㅎ

한국 땅을 오랜만에 밟는다는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 공항에 내리자마자 진행되는 검역과 격리는 어디서 할 건지 (기내에서 검역신고서 등 작성 필수)

  • “자가 격리자 안전보호 앱"은 설치했는지 (공항에서 입국장 나가기 전 설치 및 확인 필수) 

  • 이동은 어떻게 할 건지  

이런 입국 절차들을 거치고 난 후 입국장을 나올 수 있었다.

**해외 입국자를 위한 검역 안내, 앱 설치 안내 등 FAQ 참고 링크 

http://ncov.mohw.go.kr/duBoardList.do?brdId=2&brdGubun=23#header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정식 홈페이지로 발생현황, 국내발생현황, 국외발생현황, 시도별발생현황, 대상별 유의사항, 생활 속 거리 두기, 피해지원정책, 홍보자료, FAQ, 관련기관(보건소, 선별진

ncov.mohw.go.kr

입국장을 나오니 각 지역별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안내받을 수 있었는데, 나는 시설 격리로 군포시로 가야 해서 예전처럼 산본으로 리무진 버스를 타고 가면 되었다. 버스를 타고 산본에 도착하니, 바로 시설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시에서 택시를 협조해주어서 택시로 격리시설까지 바로 이동하였다. (혹시 모를 감염위험에도 운전해주시는 택시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군포시의 임시 생활시설은 "초막골 캠핑장" - 원래는 캠핑장으로 이용되는 곳인데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종료될 때 까지는 아마 해외 입국자를 위한 임시 생활시설로 운영될 것 같다.

음.. 캠핑장이라ㅎㅎ 캐라반 또는 글램핑 시설이 랜덤으로 배정되는 건데 나는 캐라반으로 배정되었다. (글램핑장이 덜 답답할 것 같아서 은근 글램핑 시설을 기대했으나 캐라반으로..ㅎㅎ)

요렇게 바리케이드(?)도 되어있는데, 각자의 카라반에서 제한된 공간만 움직일 수 있고, 14일 동안 절대 저 선을 넘어가선 안되었다..

하루 중 오전 9:00시, 오후 13:00시에만 30분씩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밖에 나올 수 있는 하루 중 한 시간 동안에는 저 선 밖을 넘지 않고 걷거나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14일 동안 이 시간이 바깥공기를 쐴 수 있는 시간이라 웬만하면 아침에도 늦잠을 안 자고 나와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나름 노력했다ㅎㅎ

작은 창밖에 보이는 저 나무들과 들려오는 새소리가 격리의 지겨움을 덜어줄 수 있는 기쁨이었다..ㅎㅎㅎ 친구들에게 이사진을 보내면 공기 좋은 데서 캠핑하는 줄만 알지유..

나에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상은 전혀 없었기에 숲 속에서 힐링한다 생각하고, 2주를 견뎌보려 했다. 그런데 2주 참 길더라..ㅎㅎㅎ

격리하는 동안 생일이었던 터라 친구가 케이크랑 맛있는 '사식' 들도 넣어주었다 ㅜㅜ 감동감동!!  

엄마도 그래도 생일인데 먹고 싶은 거 얘기하라 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게 아이스크림.. 흐흐흐
엄마가 깊은 산속까지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배달해주셨다ㅎㅎㅎ
방문자 또는 보호자와도 격리기간 중에는 절대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입구에서 담당자분께 전해주어 다시 나에게 전달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되었던 건...

격리기간 중 나온 간식박스, 물품, 도시락

도시락이 삼시세끼 이리도 잘 나와서 "확찐자"가 되어 나갈 것만 같았다ㅎㅎㅎ

제시간 때마다 도시락이 나오는데 저거만 챙겨 먹어도 다른 간식은 배불러서 먹을 수가 없었다;ㅎㅎ

나중에 퇴소할 때 관계자분 말씀으로는 입소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도시락 업체 선정에도 많은 신경을 쓰시고, 변경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ㅜㅜ 늘 도시락 챙겨주시고, 물통, 용변 통도 청소해 주신 담당자분들께 고마웠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는 격리기간 중 총 2번이 이루어졌다.

입소 2일 후 첫 번째 검사 - 음성! 

퇴소 2일 전 두 번째 검사 - 음성!

검사 후에는 1일 후 음성인 경우 결과를 문자로 안내받았다. 

야호!! 14일 잘 견뎌냈다. 

모두를 위해, 나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 Recent posts